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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싱가포르 직장 생활을 위해서 번역 작업을 슬슬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당분간은 번역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 이런 번역가의 자유로운 생활이 그리워질 듯합니다.

 

얼마 전에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서 작은 수술을 했습니다. 큰 수술이 아니라서 부담은 안 됐지만 그래도 며칠 입원한지라 입퇴원 거들어주고 가끔 병원가서 얼굴 내밀고, 퇴원 후에도 병원 데려다주고 해서 손이 많이 가더군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직장인이었다면 이렇게 와이프를 돌봐줄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눈치 보느라고 휴가도 못쓰고 출근했겠죠. 새삼 느끼는 프리랜서 번역가가 가진 메리트였습니다.

 

 

어쨌든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게 아니라, IT 번역가의 매력입니다.

여러 가지 매력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최신 기술을 먼저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동안 여러 책을 번역하면서 파이썬, 루비, C# 등 여러 언어를 접했고, 인프라 구조, 시스템 성능, 부하분산 등 하드웨어 관점의 IT 세계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 통합(CI), 지속적 전달(CD), XP 등 여러 방법론을 접하면서 또 다른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입문서부터 중급, 고급서까지 수준도 참 다양하네요.

 

IT 번역 덕분에 방대한 IT의 세계를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아마 IT 번역(특히 IT 출판 번역)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 번역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휴일을 즐기고 있는 번역가의 잡담이었습니다.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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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업이든 부업이든 어떤 식으로든 IT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메일을 자주 받는다.

IT 번역(특히 출판 번역)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다양한 길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내가 거친 길을 중심으로 나누고자 한다.

1. IT 분야의 경력
사실 IT 분야의 경력이 필수는 아니다. 그냥 통번역과를 나와서 번역하는 분들이나 일반 번역가로서 IT 번역을 하시는 분들도 종종 본다. 하지만 IT 출판 번역의 경우 책을 번역하면서 원서에 있는 코드 검증을 해야 하는데, 번역가가 이 일을 담당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프로그램을 한글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선 "일반적"으로는 IT 경험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IT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2. 번역 경험
일단은 책이든 매뉴얼이든 번역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이것은 번역가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의 근간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뽑아야 한다면 그 분야에 대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게 된다. 그래서 경력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번역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한 권이라도 번역해본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든 어떤 방법이든 '번역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이력이 필요하다. 

3. 글쓰기
사실 다른 나라말을 한글로 번역할 때 중요한 것은, 물론 원어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이 이해도를 어떻게 한글로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에 글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기든 블로그 포스팅이든 어떤 것이든 좋다. 자연스러운 문장이 나올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사실 위 세 가지만 충족된다면 번역가로서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요즘은 IT 분야의 번역서가 쏟아지면서 많은 출판사들이 번역가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나 그렇듯 번역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기회가 없다고 불평하지만 출판사는 번역가가 없다고 불평한다. 즉, 수요는 많지만 충분히 준비된 번역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오늘은 일단 겉핧기 정도로 마무리...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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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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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전업 번역가와 전업 개발자(엔지니어)를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 본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여가 시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내용이니 참고하세요 ^_^.
번역가가 시간에 대한 자유도(?)는 높지만 사실 실제 작업 시간에선 개발자나 번역가가 큰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번역가는 실제 작업 시간 = 돈이기 때문입니다. 즉, 더 일하면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욕심이 생기면 밤, 낮 없이 작업을 하게 됩니다.
개발자의 경우 아무래도 어딘가에 소속돼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회사의 갑, 을 관계에 따라 많이 좌우됩니다. 참고로 여기서 개발자는 IT 관련 직군 모두(기획자, 관리자 포함)를 가리킵니다. 대표적인 갑 회사는, 자사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인터넷 포털, 공공기관, 자사 솔루션 보유(내비게이션 등) 등이며 대표적인 을 회사는 SI 기업, 컨설팅 회사 등입니다. 아무래도 갑에 속한 회사의 업무 강도가 을 회사보다 약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이나 프로젝트의 주요 업무를 외부로 발주하기 때문에 갑 회사는 프로젝트 관리 업무가 주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을 회사의 경우 대부분 엄격한 마감일이 존재합니다. 마감일이 다가오면 업무 강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2. 수입
수입은 사실 번역가의 번역 단가에 많이 좌우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번역가의 경우, 작업 속도에 따라선 대기업보다는 적지만 유망 중소기업 이상은 벌 수 있습니다

 

(IT 번역) 번역으로 먹고살 수 있나요?

가끔 메일 주시는 분들 중에 번역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개인적으로는 충...

 


물론 시간 활용에 대한 자유도나 인간관계(조직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번역가가 훨씬 좋습니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이런 비용 외적인 사항들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자리 잡힌 번역의 경우 만족스러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3. 스트레스
아마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번역가에게 스트레스는 마감일과 일감 정도일 겁니다. IT 서적 번역의 경우 보통 한 권당 3~4개월 정도가 주어지기 때문에 마감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입니다. 주로 현재 작업하는 책이 끝나면 다음 책이 기다리고 있냐가 걱정거리인데, 최근의 IT 서적 분야는 번역할 책보다 번역할 사람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반면 IT 개발자의 경우 내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으며 엄격한 마감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큽니다. 고객사가 있는 경우 고객사와의 조율, 사양 변경에 따른 일정, 작업 변경 등 다양합니다.


4. 정리
사실 번역가가 불리한 점은 안정성과 수입 정도인데, 어느 정도 안정된 거래선이 생기면 이 문제들도 해결이 되리라 봅니다. 그러면 IT 번역가가 무조건 좋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즉,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 혼자 작업하는 번역 일은 절대로 적합하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혼자 집에서 작업하다 보면 외로움에 사무치기도 합니다. 친구나 친지 등 적당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서 작업하다 보면 자유로운 시간 때문에 인간관계가 더 잘 될 것 같지만, 오히려 고립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다른 번역가의 단점은 성취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전업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것이 세상에 나오므로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IT 서적 번역가도 책이 나오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사실 개발자의 성취도에 비하면 많이 낮은 편입니다.


참고로 저는 현재 IT 전업 개발자로 일하며 파트타임으로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에는 1년 정도 전업 번역가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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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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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정도 IT 경험이 있어야 하나요?

사실 참 애매한 부분입니다. 저는 9년 정도 여러 가지 IT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IT도 분야가 다양합니다. 저는 주로 SI(시스템 통합)와 SW 엔지니어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분야가 전문입니다. 물론 네트워크나 SW 개발용 자잘한 툴에 대한 경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하시는 분 중에는 실무 경험이 없거나 아예 IT 쪽 경험이 없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장 큰 차이라면, 물론 번역의 깊이도 있겠지만, 책에 있는 코드나 시스템, 알고리즘 검증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 책을 번역한다면 비주얼 스튜디오를 함께 켜놓고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책에 코드가 나오면 소스를 직접 실행해서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파이썬 번역을 할 때는 역시 파이썬의 IDLE 편집기를 열어놓고 작업을 합니다. 때에 따라선 영어나 일본어로 작성된 프로그래밍을 한글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영어나 일본어 코드를 그대로 내보내는 출판사도 있으며 코드 검증 없이 바로 내보내는 책도 있습니다. 이런 책의 경우는 품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물론 별로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출판사 사장님이라면 당연히 그냥 일본어를 번역하시는 분보다는 실무 경험이 있고 책의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 같습니다.

 

2. 번역할 때 어려운 점은?

IT에선 용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이 영미권에서 들어오다 보니 영어 단어나 일본어 단어에 맞는 적절한 우리말 단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중2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때도 프로그래밍 책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배운 용어들도 결국은 어떤 번역가에 의해 번역된 용어라는 것입니다. 

번역을 처음 할 때는 기존 번역된 용어들을 따라 하는 것이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업무에서 통용되는 언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내가 용어를 만들어 내더라도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용어 그리고 업무에서 사용되기 적합한 용어를 기준으로 번역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미 의미가 굳어진 용어들이 있어서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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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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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 일과 병행하면서 활동이 가능할까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IT 서적 번역하시는 분들이 다른 일을 병행하시기도 하고요. 저도 학업과 함께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IT 책들이 시기를 많이 타다 보니까는 아무래도 출판사에선 빨리 번역할 수 있는 분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은 그 일이 바빠지면 일정이 늦어질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 일과 번역 일을 잘 균형있게 진행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직장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쉬지 않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해야 하거든요. 때로는 주말이나 휴일도 반납을 해야 합니다.

 

2. 한 권 번역하는데 어느 정도가 걸리나요?

보통 한 권의 계약 기간이 2-3개월 정도입니다. 물론 책의 페이지 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통은 이 정도 기간을 요구합니다. 참고로 IT 서적은 평균 300-400 페이지 정도됩니다. 물론 많은 것은 600페이지가 넘는 것도 있습니다. 계약 기간만 봐서는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을 고려한 측면이 있습니다. 보통 일 끝나시고 작업하면 하루에 4-5장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번역만 전업으로 한다면 물론 그보다 많겠죠.

그림으로 공부하는 시스템 성능 구조

2015년 5월 출간 제이펍 http://jpub.tistory.com/498

 

3. 번역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출판사에서 번역할 책이 있으면 연락이 오고 진행 의사를 묻습니다. 진행이 가능하면 조건(기간 및 장당 금액)을 협의한 후에 출판사가 계약서를 보내옵니다. 보통은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계약서 교환을 하기도 하고, 출판사에 찾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싸인하고 나면 계약금이 입금됩니다.

그리고 나선 원서를 전자책이나 종이 책으로 받고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작업이 끝나면 원고를 전달하고 중도금을 받게 됩니다.

원고를 받은 출판사에선 1차 교정, 교열을 하고 다시 이것을 번역자에게 보냅니다. 번역자는 내용을 확인 또는 수정한 후 다시 출판사로 돌려보냅니다. 이 과정은 주로 메일로 이루어집니다.

2차 교정, 교열은 실제로 종이로 출력해서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컴퓨터로 보는 거랑 직접 종이로 보는 거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장 한장 읽어가면서 꼼꼼히 살핍니다.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작업니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이고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서 마지막 원고가 나오면, 머리말을 써야 합니다. 이게 꽤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저같은 경우는 작업한 소감보다는 책이 가지는 특징과 장점을 어필하려고 노력합니다. 번역한 사람이 그 책의 특징을 잘 알고 있겠죠?

그리고선 책 인덱스 작업을 하는데, 출판사에 따라선 역자가 원하는 단어를 원고에 체크하는 방식도 있고 원서에 있는 인덱스를 똑같이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책 표지가 나오면 확인한 후 출간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해서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빠르면 3달에서 늦으면 4-5달 정도가 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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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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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9년여 정도 하고 약 1년 정도 IT 전문 서적 번역가로 살아보았습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는 생활입니다.

 

그럼 먼저 장점부터 보도록 할까요?

 

1. 자유! 자유! 또 자유!

아마 프리랜서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아침 7시쯤 일어나야지 씻고 밥 먹고 출근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칼퇴를 한다고 해도 저녁 7시, 8시나 돼야 집에 들어옵니다. 물론 그런 날은 횡재한 날이죠. ^^

보통은 집에 오면 9시나 10시 정도가 됐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가 바쁜 날이면 11시를 넘기기도 쉽죠.

프리랜서는 아침에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퇴근도 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자고 싶은 만큼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다가, 그리고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다가 피곤하면 쉬면 되고, 아니면 그날 그냥 일을 접어도 됩니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보통은 일정이나 분량에 쫓겨서 저녁 늦게까지 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심지어는 일하는 장소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해도 되고, 커피숍에 가도 되고, 아니면 심지어 다른 나라에 가서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빅 데이터 시대의 하둡 완벽 입문 2014년6월 출간 제이펍

http://jpub.tistory.com/418

 

2. 관계의 자유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이 100% 동의하시는 것이 바로 관계의 어려움일 것입니다.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동료와의 경쟁, 외부 팀과의 경쟁, 후배에게서 받는 눈치 등등등... 직장 생활은 수많은 관계로 만들어집니다.

번역가의 관계는 참 단순합니다. 보통은 출판사 사장님 또는 책 편집을 담당하시는 분과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게 다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분들도 얼굴 볼일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하므로 가끔 계약할 때 얼굴보러가는 정도가 다입니다(사실 계약도 우편이나 이메일로 하기 때문에 얼굴 볼일이 거의 없는 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3. 월요병이 없어요!

직장 생활할 때 가장 무서운 병은 월요병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병은 저녁에 모 개그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절정에 달합니다. 휴일이 끝나고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아마 이 모든 직장인이 가진 고질병일 것입니다.

IT 전문 번역가로 살면서 가장 행복한 것 중 하나가 이 병에서 해방됐다는 것입니다.

 

 

웹 서비스 개발 철저 공략 2014년 4월 출간 비제이퍼블릭 

http://bjpublic.tistory.com/191

 

4. 일하는 즐거움

IT 전문 서적 번역가로서의 즐거움은, 내가 좋아하는 기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번역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 때문에 몇 시간을 끙끙대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 부분이 번쩍이는 영감(?)과 함께 번역이 되면 엄청난 희열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생해서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이 출판돼서 세상에 나오면, 그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나 뿌듯함도 큰 즐거움이 됩니다. 혹, 책이 잘 돼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 기쁨은 더 커집니다(물론, 책이 잘 팔린다고 해서 제가 돈을 더 받는 것은 아닙니다. ^^;)

 

물론 희망 가득해 보이는 IT 출판 번역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단점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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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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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IT 번역가에도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메뉴얼 번역이나, 홈페이지 번역 그리고 나와 같은 서적 번역가 등.

 

그리고 여기서는 IT 서적 번역가를 기준으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메뉴얼 번역이나 홈페이지 번역 같은 경우는, 보통 단어 또는 글자당 얼마씩으로 계산합니다.

일본어의 경우는 자당(일본어는 한자다 보니 자당으로 많이 받는 듯) 30-60원 정도 되는 듯합니다. 영어는 단어당 30-100원까지 범위는 꽤 넓습니다.

 

 

2015년 4월 출간 비제이퍼블릭 김완섭 옮김

http://bjpublic.tistory.com/227

 

 

그러면 IT 책의 경우는 어떨까요? 물론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만 해당하는 얘기로 뭐 정답은 없습니다.

보통은 출판사와 바로 거래를 하거나 번역 중개 회사를 거치게 됩니다. 물론 번역 중개 회사를 거치는 경우는 출판사와 거래할 때보다 10-20% 정도가 줄어듭니다.

IT 서적의 경우는 대부분은 원서 한 장당 단가를 붙입니다. 장당 단가는 경력과 실적 및 출판사에 따라 달라지는 편인데, 가장 낮은 경우는 장당 7천원부터 높은 경우는 1만5천원까지 받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대부분이 그 평균인 1만원이나 1만1천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고 알고 있는 한은 7천원에서 9천원 사이가 가장 많습니다. 

처음에는 영어와 일본어 번역비가 차이가 있는 것 같았지만 막상 그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사실 일본어보단 영어가 배우긴 더 어려운 언어지만(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막상 영어 번역비가 더 비싸다는 것은 못 느꼈습니다. 오히려 영어의 경우(특히) 읽기는 영어권 경험이 없는 사람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어는 특별히 작정하고 배우거나 경험이 없으면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번역, 특히 IT 번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영어보다 적은 느낌입니다.

 

그러면 월급으로 따지자면 얼마 정도가 될까요? 400페이지짜리 한 권을 한 달에 모두 번역할 수 있다면 번역비가 그대로 월급이 됩니다.

전업으로 번역을 한다면 한 달에 400페이지 번역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쉬는 시간, 자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사실 직장 생활할 때도 매일같이 야근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따지면 뭐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IT 서적 번역하시는 분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작업을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럴 경우 3달에서 4달 정도가 걸립니다.

어쨌든 열심히 해서 400페이지짜리를 한 달만에 끝냈다고 하면, 한 달 월급이 최소 280만원(장당 7천원)에서 최대  600만원(장당 1만5천원)까지 됩니다. 여기서 세금으로 3.3% 나갑니다.

2015년 4월 출간 제이펍 김완섭 옮김

http://jpub.tistory.com/484

 

 

열심히 해서 400 페이지를 번역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수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인의 능력을 발휘해서 한 달에 600 페이지를 번역한다면(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진 않습니다), 장당 7천원의 경우 420만원이 됩니다. 장당 만5천원이면 900만원입니다.  

 

물론 단순히 장당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것이, 번역이 끝난 후에도 여러 작업이 많습니다. 책 인덱스 작업이나, 교정 작업, 역자글 쓰기 등등.

 

IT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부. IT 번역가,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

 

4부. IT 번역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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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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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약 1년간 IT 번역가로 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IT 전문 서적 번역가죠.

지금까지 약 10여 권 정도를 번역했고 출판 대기 중인 책도 3권 정도가 있습니다.

일본어 및 영어 IT 서적을 번역하고 있으며, 일본어는 일본에서 5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는 카투사로 근무하며 익힌 영어와 2년간의 유학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IT 책 번역을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 시작했으니까 벌써 3년 정도가 되는군요. 물론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다른 업이 있어서 용돈 벌이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전문 번역가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나름 궁금해하실 사항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어떻게 번역 일을 시작했나?

어느 날 원저자가 일본 사람인 IT 번역서를 우연히 읽다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그 책의 출판사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넣었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반년 정도 지나서 연락이 왔습니다. '책이 한 권 있는데 번역 생각이 있으신지요?' 당연히 한다고 했죠. ^^

그렇게 제가 처음 번역한 책이 <<서버 부하분산 입문>>(제이펍)이라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이었습니다. 한 3-4달 정도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당시 다른 일(학업)을 병행하고 있었고, 처음 하는 번역에다가 내용도 네트워크 관련 쪽으로 엄청나게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서 번역을 하다 보니 다른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오더군요(개인적으로는 처음 번역을 믿고 맡겨주신 제이펍 실장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영어 번역의 경우는 번역 회사를 통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물론 출판사와 직접 하는 것보다 수입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번역 회사의 경우는 계속 일거리가 있더군요(물론 저는 페이 때문에 현재는 출판사와 직거래만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 첫 번역서가 <<서버 부하분산 입문>>이라면 영어 첫 번역서는 <<부트스트랩 사이트 디자인>>이라는 책입니다. 사실, 일본어보다 영어를 먼저 공부했던 저로서는 영어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이미 10여 권을 한글로 번역한 상태다 보니 그 이후는 일본어나 영어나 거의 같은 작업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즉, 머릿속에 '입력'하는 언어만 다를 뿐이지 '출력'하는 것은 한글이라서 '입력' 부분의 해석이 가능하면 이후 출력 작업은 같은 거죠(너무 IT적인 설명인가요?^^;)

 

그렇게 거래하는 출판사가 늘어나다 보니, 어느새 하루 종일 번역만 하는 번역가의 삶의 살고 있더군요. 만족하냐고요? 객관적으로는 만족합니다. 9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해본 저로서는 프리랜서의 삶이 신세계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더 자세히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는 아래 순서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부. IT 번역가의 수입은 어느 정도?

 

3부. 직장 생활 vs IT 번역가 삶

 

4부. IT 번역 Q&A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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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얼마나 했는지만 세어봤지, 실제 번역을 얼마나 했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 번 세어보니 횟수로 벌써 8년이 되네요. 2011년도에 네덜란드에 있을 때 첫 번역을 시작했으니까요.

연차만큼 IT 번역도 나름 여러 출판사와 담당자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작업을 한 출판사는 제이펍, 비제이퍼블릭, 길벗, 한빛미디어, 프리렉입니다.

아마 각 주요 출판사의 서로 다른 출판 시스템을 겪은 몇 안 되는 저자(역자) 중 한 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출판사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합니다(이건 직장 이직이랑 비슷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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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토치 첫걸음

정말정말 쉽게 시작하는 파이토치&딥러닝 입문!고도의 기술을 배운다고 해서 그 시작도 어려워야만 할까? 이 책은 미간 찌푸리지 않고 부담 없이! 마음 편히! 임할 수 있는 파이토치 입문용 최강 서적이다. 학습을 위한 자세한 예제는 물론이고 자칫 어려워서 등돌리게 될 수 있는 수식 투성이 구성은 최대한 배제하여 초보자를 더욱 배려하였다. 책...

www.yes24.com

(위 책은 이 글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습니다. 그냥 새로 나온 책 광고입니다. ^^;)

특히 번역자에게 중요한 번역료 지급의 경우 어떤 출판사는 출간 후에 바로 주는가 하면, 어떤 출판사는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안 주기 때문에 빚쟁이처럼 독촉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어떤 출판사의 경우는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물론 양해가 필요하긴 합니다. ^^; )

요즘은 IT 서적 담당자의 경우 실제 IT 분야에서 일하다가 출판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그분들은 IT 책의 저자이거나 번역 경험이 있으신 분인데,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습니다. IT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기술적인 부분을 주로 논의를 하게 되는데, 가끔은 논의가 논쟁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번역할 때는 제가 "을"이기 때문에 (계약서상에만 갑입니다. 왠지는 모르겠습니다), Yes 하고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서적 담당자뿐만 아니라 편집 담당자도 성향이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맞춤법상 어느 쪽을 선택하든 상관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어떤 사람은 제가 선택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수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이 없는 분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그림 편집 오류입니다. IT 서적의 경우 코드나 그림에 일본어(영어)가 많이 있어서, 제가 번역을 해두면 편집자가 찾아서 해당 문구를 대체하게 됩니다. 어떤 분은 잘 찾지만 어떤 분은 전혀 다른 곳의 문구를 번역 문구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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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이펙티브 C#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하는 새로운 지침 50가지(C# 7.0 대응) C#은 전통적인 .NET 기반 개발에서 유니티 게임 엔진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한 자마린으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어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C#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과 실용적인...

www.yes24.com

(위 책은 이 글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습니다. 그냥 새로 나온 책 광고입니다. ^^;)

이제 저도 나름 요령이 생겨서 편집 후 검토 시에 어느 부분을 보면 오류가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가장 곤란한 경우는 출판 담당자 또는 편집 담당자가 용어를 아무런 상의 없이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용어는 잘못 번역(또는 수정하면) 내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제대로 된 담당자는 용어를 수정하기 전에 반드시 번역자와 상의를 합니다. (용어를 바꾸는 담당자의 경우 보통 IT 경험이 있는 분입니다. 나름 용어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이지만, 번역자가 해당 용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ㅠ.ㅠ).

가장 난감한 출판사는 원고료를 미루는 경우입니다. 처음에를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라도 생각했지만, 몇 번이고 반복되더군요. 그래서 해당 출판사와는 연락을 끊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라고 하던데, 조금만 지나면 번역에서도 10년이 됩니다(IT에선 이미 10년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부업 수준으로 해왔기 때문에 10년이라기보다는 아마 5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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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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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만큼 IT 번역도 나름 여러 출판사와 담당자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작업을 한 출판사는 제이펍, 비제이퍼블릭, 길벗, 한빛미디어, 프리렉입니다.

아마 각 주요 출판사의 서로 다른 출판 시스템을 겪은 몇 안 되는 저자(역자) 중 한 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출판사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합니다(이건 직장 이직이랑 비슷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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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IT 서적 담당자의 경우 실제 IT 분야에서 일하다가 출판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그분들은 IT 책의 저자이거나 번역 경험이 있으신 분인데,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습니다. IT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기술적인 부분을 주로 논의를 하게 되는데, 가끔은 논의가 논쟁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번역할 때는 제가 "을"이기 때문에 (계약서상에만 갑입니다. 왠지는 모르겠습니다), Yes 하고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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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라고 하던데, 조금만 지나면 번역에서도 10년이 됩니다(IT에선 이미 10년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부업 수준으로 해왔기 때문에 10년이라기보다는 아마 5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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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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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곧 24살이 되는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입니다.

해외 취업 질문은 아니지만 IT 서적 번역 관련해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어 메일 드립니다.

업으로 번역 일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지식 나눔과 제 커리어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번역을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외국어는 영어입니다.

공인 어학 점수는 토플 100점과 토익 900점이 조금 넘는 점수입니다. 읽고 듣는 데는 별문제가 없지만 회화는 조금 달립니다. ^^;

선생님께서 처음 영문 서적을 번역을 맡으셨을 때 번역 자격증(TCT, ITT 등)이나 선생님 기술 블로그에 해외 개발자들의 블로그 글을 번역하신 글 등을 가지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아마 IT 쪽 번역하시는 분(특히 IT 서적)들 중에서 자격증 가지고 계신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 저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로 블로그 글을 번역한 적도 없습니다. 영어 번역의 경우 솔직히 어느 정도 교육을 거친 분이라면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영어 실력 자체보다는, 기술 경험 정도나 해외 생활, 학위, 경력 등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출판사에서 역자를 선택할 때 보는 기준이나 자격요건 중 원서에서 다루는 기술들을 다뤄본 경험이 필수적인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영문 번역 일과 관련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으시다면 함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머신러닝을 모른다고 해도 해당 분야를 번역할 수 있습니다. 단, 자신이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번역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분야보다는 전반적인 지식을 가진 번역가(기술자)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번역 일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매우 정적인 일로 적성에 맞지 않으면 오해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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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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