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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정도 IT 경험이 있어야 하나요?

사실 참 애매한 부분입니다. 저는 9년 정도 여러 가지 IT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IT도 분야가 다양합니다. 저는 주로 SI(시스템 통합)와 SW 엔지니어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분야가 전문입니다. 물론 네트워크나 SW 개발용 자잘한 툴에 대한 경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하시는 분 중에는 실무 경험이 없거나 아예 IT 쪽 경험이 없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장 큰 차이라면, 물론 번역의 깊이도 있겠지만, 책에 있는 코드나 시스템, 알고리즘 검증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 책을 번역한다면 비주얼 스튜디오를 함께 켜놓고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책에 코드가 나오면 소스를 직접 실행해서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파이썬 번역을 할 때는 역시 파이썬의 IDLE 편집기를 열어놓고 작업을 합니다. 때에 따라선 영어나 일본어로 작성된 프로그래밍을 한글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영어나 일본어 코드를 그대로 내보내는 출판사도 있으며 코드 검증 없이 바로 내보내는 책도 있습니다. 이런 책의 경우는 품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물론 별로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출판사 사장님이라면 당연히 그냥 일본어를 번역하시는 분보다는 실무 경험이 있고 책의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 같습니다.

 

2. 번역할 때 어려운 점은?

IT에선 용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이 영미권에서 들어오다 보니 영어 단어나 일본어 단어에 맞는 적절한 우리말 단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중2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때도 프로그래밍 책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배운 용어들도 결국은 어떤 번역가에 의해 번역된 용어라는 것입니다. 

번역을 처음 할 때는 기존 번역된 용어들을 따라 하는 것이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결국 업무에서 통용되는 언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내가 용어를 만들어 내더라도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용어 그리고 업무에서 사용되기 적합한 용어를 기준으로 번역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미 의미가 굳어진 용어들이 있어서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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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9년여 정도 하고 약 1년 정도 IT 전문 서적 번역가로 살아보았습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는 생활입니다.

 

그럼 먼저 장점부터 보도록 할까요?

 

1. 자유! 자유! 또 자유!

아마 프리랜서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아침 7시쯤 일어나야지 씻고 밥 먹고 출근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칼퇴를 한다고 해도 저녁 7시, 8시나 돼야 집에 들어옵니다. 물론 그런 날은 횡재한 날이죠. ^^

보통은 집에 오면 9시나 10시 정도가 됐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가 바쁜 날이면 11시를 넘기기도 쉽죠.

프리랜서는 아침에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퇴근도 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자고 싶은 만큼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다가, 그리고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다가 피곤하면 쉬면 되고, 아니면 그날 그냥 일을 접어도 됩니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보통은 일정이나 분량에 쫓겨서 저녁 늦게까지 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심지어는 일하는 장소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해도 되고, 커피숍에 가도 되고, 아니면 심지어 다른 나라에 가서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빅 데이터 시대의 하둡 완벽 입문 2014년6월 출간 제이펍

http://jpub.tistory.com/418

 

2. 관계의 자유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이 100% 동의하시는 것이 바로 관계의 어려움일 것입니다.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동료와의 경쟁, 외부 팀과의 경쟁, 후배에게서 받는 눈치 등등등... 직장 생활은 수많은 관계로 만들어집니다.

번역가의 관계는 참 단순합니다. 보통은 출판사 사장님 또는 책 편집을 담당하시는 분과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게 다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분들도 얼굴 볼일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하므로 가끔 계약할 때 얼굴보러가는 정도가 다입니다(사실 계약도 우편이나 이메일로 하기 때문에 얼굴 볼일이 거의 없는 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3. 월요병이 없어요!

직장 생활할 때 가장 무서운 병은 월요병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병은 저녁에 모 개그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절정에 달합니다. 휴일이 끝나고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아마 이 모든 직장인이 가진 고질병일 것입니다.

IT 전문 번역가로 살면서 가장 행복한 것 중 하나가 이 병에서 해방됐다는 것입니다.

 

 

웹 서비스 개발 철저 공략 2014년 4월 출간 비제이퍼블릭 

http://bjpublic.tistory.com/191

 

4. 일하는 즐거움

IT 전문 서적 번역가로서의 즐거움은, 내가 좋아하는 기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번역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 때문에 몇 시간을 끙끙대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 부분이 번쩍이는 영감(?)과 함께 번역이 되면 엄청난 희열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생해서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이 출판돼서 세상에 나오면, 그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나 뿌듯함도 큰 즐거움이 됩니다. 혹, 책이 잘 돼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 기쁨은 더 커집니다(물론, 책이 잘 팔린다고 해서 제가 돈을 더 받는 것은 아닙니다. ^^;)

 

물론 희망 가득해 보이는 IT 출판 번역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단점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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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곧 24살이 되는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입니다.

해외 취업 질문은 아니지만 IT 서적 번역 관련해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어 메일 드립니다.

업으로 번역 일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지식 나눔과 제 커리어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번역을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외국어는 영어입니다.

공인 어학 점수는 토플 100점과 토익 900점이 조금 넘는 점수입니다. 읽고 듣는 데는 별문제가 없지만 회화는 조금 달립니다. ^^;

선생님께서 처음 영문 서적을 번역을 맡으셨을 때 번역 자격증(TCT, ITT 등)이나 선생님 기술 블로그에 해외 개발자들의 블로그 글을 번역하신 글 등을 가지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아마 IT 쪽 번역하시는 분(특히 IT 서적)들 중에서 자격증 가지고 계신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 저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로 블로그 글을 번역한 적도 없습니다. 영어 번역의 경우 솔직히 어느 정도 교육을 거친 분이라면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영어 실력 자체보다는, 기술 경험 정도나 해외 생활, 학위, 경력 등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출판사에서 역자를 선택할 때 보는 기준이나 자격요건 중 원서에서 다루는 기술들을 다뤄본 경험이 필수적인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영문 번역 일과 관련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으시다면 함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머신러닝을 모른다고 해도 해당 분야를 번역할 수 있습니다. 단, 자신이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번역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분야보다는 전반적인 지식을 가진 번역가(기술자)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번역 일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매우 정적인 일로 적성에 맞지 않으면 오해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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