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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직장 마지막 출근날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싱가포르에 있는 일본계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직을 비교적 많이 한 편이지만(사실 이제 이직한다고 하면 창피하기도 합니다), 퇴사 날은 항상 쉽지 않습니다.
2년 넘게 함께 한 사람들과 당장 헤어진다고 하니, 아무렇지도 않다면 이상할 겁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따로 송별회는 못하고 점심 식사를 출근한 사람끼리 같이 했지만, 그마저도 한 테이블당 인원 제한으로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점심 식사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서 여러 개의 farwell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프로젝트별로 보내고, 일본인 동료를 위한 메일과 싱가폴 및 타아시아 지역에 있는 동료들용 메일을 나눠서 작성했습니다.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고객들이 보내온 메일이나 전화를 받으면서 고맙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물론 형식적인 인사일 수도 있지만,
XXX 프로젝트가 김상이 아니었으면 성공할수 없었을 거라는 메일을 받고서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직해서 회사를 떠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못할 짓인 것 같습니다. 퇴사가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버린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물론 퇴사 후에도 연락하는 사람이 있지만, 대게는 2년 정도가 지나면 그마저도 끊기는 듯합니다. 서로에 대한 공통사가 회사 일밖에 없으니 퇴사하고서는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겁니다.

싱가폴의 어느 무지개 뜬 날


퇴사 시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사 또는 동료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관계 속에 서로 웃으면허 헤어질 수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사장님과 마지막 면담을 했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김상, 다른 곳에서 성장해서 다시 이 회사로 돌아오세요."
참 고마운 말입니다(사실 퇴사 후 재입사하는 케이스가 싱가포르에서 자주 있는 듯합니다).


인상 좋은 개발팀 부장님과 인사팀 부장님, 그리고 참 친절했던 여러 동료들을 뒤로 하고 사무실을 나서는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옮기는 직장에서는 가능하면 헤어짐 없이 오래 다닐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이제 과거는 뒤로 하고 미래를 보고 나아갈 시간입니다. 한 주 쉰후 새 직장으로 출근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직장 얘기를 기대해주세요~ ^^
이번 도전은 Reinsurance (재보험) 회사에서 시작됩니다.



참고로 퇴사 시에 도움이 될 팁을 몇 가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1. 명함 챙기기. 사람 간의 관계는 자산입니다. 일하면서 받은 명함들을 꼭 챙겨서 다른 회사에서도 가능하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2. Farewell 메일 남기기. 친한 사람이라면 전화 한통화 하는 것도 좋습니다.
3. 재직 증명서(Letter of Employment) 요청하기. 새 직장에서는 최근 5년간의 재직 증명서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직 증명서는 받아서 스캔해놓고 잘 보관해둡니다.
4. 인수인계.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후임에게 업무를 전달하고 확인하고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마지막으로 잊은 물건 없나 확인하기. 회사에서 사용하던 컵이나, 컴퓨터 용품, 문구 용품 등.


WRITTEN BY
it방랑자
<<나는 도쿄 롯폰기로 출근한다>>의 저자. 한국, 일본, 네덜란드를 거쳐 지금은 싱가폴에서 외노자로 살고 있는 중. 취미로 IT책 을 번역하고 있음. 현재까지 약 30여권의 일서, 영서 번역. 대표서적으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IT인프라>>, <<코딩의 지탱하는 기술>>, <<C# 코딩의 기술>>, <<알고리즘 도감>>, <<모어 이펙티브 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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